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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aper hearts - Tori Kelly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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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를 원망하지는 않는다. 너를 미워하지도 않고, 너를 욕하지도 않을 것이다. 끝이 너와 내가 바라는 대로 나지 않았을 뿐이다. 끝이, 너무, 슬픈 것 뿐이다. 다수련은 앞으로 저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말해주지 않아도 알았다. 사람도 아니고, 그저 구급상자같은 삶을 살 것이다. 가진 붕대와 약이 떨어지면, 안그래도 없던 가치는 타버린 듯 사라질 것이다. 나쁘지 않았다. 끝까지 제 역할을 다 하다 죽는 것이다. 너라면 이해해 줄 것이라고, 그렇게 믿고 싶었다.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, 울음소리도 뱉을 수 없었다.
소리를 잃은 기분이 들었다. 그리고 네 수첩 속에서는 여전히 비가 내렸다. 많은 것이 사라졌다. 너에게 사랑받고 싶어, 너를 사랑해주고 싶어, 너에게 못한 말이 너무 많아. 손이 너무 차가워, 비야. 너에게 젖고 싶어. 여긴 비가 내리지 않아, 여긴 늘 같은 온도, 같은 날이야. 뱀은 옆에서 속삭였다. 너가 살려야 했어. 너가 안 한 거야. 너가 못 살린거야, 다수련. 응? 알잖아. 아이야. 목의 초커는 따갑고 아프다. 너는 내가 어떻게 살기를 바라니, 비야. 다수련은 그저 너가 남은 수첩을 손에 들고, 여전히 미소짓는 그 모습 그대로 여전히 발발거리며 걱정하고, 아껴주고, 다정히 말을 뱉을 뿐이었다. 당장이라도, 눈에서는 비가 내릴 것 같은 모습이지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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